에너지 인사이드

GS에너지가 전하는 10가지 이야기

다섯째, 향후 에너지효율화, 에너지절약을 위해 해야할 일

2011.12.28

앞서 1~3부에 걸쳐 다룬 이야기들을 통해 필자는 우리나라 입장에서의 에너지절약과 효율화의 필요성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에너지효율화의 현 주소와 에너지선진국들의 현 주소를 비교해 보았다.

작년말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부터 시작된 新고유가 현상은 금년 2월 리비아 사태 등을 겪으며 100달러를 넘어섰고, 당시만 해도 연중 7~80달러선에서 안정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연말인 지금까지도 100달러 아래로 내려올 조짐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석유수입 규모 세계 5위로 한 해 수입금액이 전체 수입규모의 30%에 달하는 우리 경제에는 심각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다.

에너지효율화의 구조적인 문제도 지적한 바 있다.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원단위는 세계평균보다도 높은 0.20toe/천USD인데, 이 말은 일정량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데 에너지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고비용 저효율적인 산업구조라는 의미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에너지효율화의 개선 여지가 남아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금년 겨울, 그 어느 때보다도 전력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월 중순경에는 공급예비력이 50만kW이하, 예비율 개념으로 보면 1%미만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대형발전소 1기라도 불시정지된다면 전국이 암흑으로 변하는 소위 ‘Black-out'에 이르게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2월15일부터는 에너지사용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계약전력 1,000kW이상의 대규모 전기사용자에 대해서는 전기사용제한을, 옥외조명중 네온사인에 대해서는 오후5시이후 사용제한을, 계약전력 100kW 이상의 일반용, 교육용 전력사용자에 대해서는 20℃이하 난방온도제한을 시행하고 있다. 전력공급량이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바람에 정부에서도 어쩔수 없이 시행하는 정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제한조치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장사 안되는데..’, ‘내가 돈 더 내겠다는데..’ 등이 그들의 변이다. 지난 9/15 정전대란 다음날의 전력수요가 정전대란 당일의 전력수요보다 높았다고 얘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사실이냐?’는 반응을 보인다.

우리는 왜 그렇게 큰 일을 겪고서도 좀처럼 절약 실천에는 인색할까? 필자는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 를 언급하고 싶다. ‘나 말고도 누군가는 하겠지’라는 생각이 모이고 모이면 전기사용은 또 사상최고치를 경신할 것이고, 한계를 넘어 예기치 못한 광역정전에 다다르게 되면 그 때가서 후회한들 이미 늦는 일이 되고 마는 것이다. 에너지는 돈으로 사서 쓰는 재화임은 맞지만 마을 가운데 있는 우물과 같이 함께 나눠써야 하는 것이기도 하여, 쓰고 싶은대로 쓰다간 써야할 때 쓸 수 없게 된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제 향후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정부의 목표와 대책,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정부는 지난 2008년,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에너지원단위는 2007년 대비 46%를 개선하고, 화석에너지 의존도는 83% 수준에서 61%까지 축소하고 그 대신에 신·재생에너지를 11%로(‘07년 2.4%) 그리고 원자력을 28%(’07년 14.9%)로 확대한다는 것이 주요골자이다. 또한 녹색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60% 수준에서 ‘30년에는 세계 최고수준으로, 석유·가스자주개발률은 4.2%에서 40%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립된 제4차 에너지이용합리화 기본계획(‘08~’12, 5년마다 수립)에서는 다양한 세부실행계획을 담고 있다. 산업부문에서는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가 내년부터 본격 도입되고, 에너지경영시스템(EnMS) 도입지원과 산업체 에너지절약설비 투자지원강화 및 중소기업 에너지진단지원 등의 지원책이 병행된다. 수송부문에서는 기준평균연비가 내년부터 강화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보급지원,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자전거도로 및 자전거 보관대 확충 등 자전거 이용활성화 정책도 진행된다. 건물부문에서는 건물에너지효율등급제도의 대상과 기준강화, LED 보급확대 등이 진행중이며, 공공부문에서는 에너지소비총량제가 도입된 바 있다.

이러한 계획들이 차질없이 내년까지 진행된다면 9.5조원의 에너지비용 절감과 더불어 온실가스 약 7천만톤(연간 배출량의 약 10%)의 감축도 실현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를 거두려면 분명히 매우 치열하고 힘든 과정을 극복해야만 할 것이다. 당장 내년에도 예측할 수 없는 여러 에너지 위기들이 우리 앞에 다가올 수 있다. 유가상승은 결국 전반적인 에너지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져 원가상승의 압박은 계속될 것이고 중국과 인도의 성장세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에 어려움을 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의 당해년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대상업체마다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가 본격 도입되면서 기업이 체감하는 에너지효율화의 압박은 더 가중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가운데 준비된 기업들은 빛을 발할 것이다. 10여년전 IMF를 겪으면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생존하고 그렇지 않았던 기업들이 산업생태계에서 자연퇴출된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위기를 겪으며 에너지효율화 경쟁력 차원에서 준비된 기업은 기회를 만들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갑작스런 에너지환경 변화에 맥없이 주저앉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해 9월, 중국과 일본은 국경분쟁지역인 ‘센카쿠’ 열도에서의 분쟁사태시에 대 일본 ‘희토류’ 수출 전면 중단이라는 조치를 취한 적이 있었다. 자원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현실화된 사건으로 유명하다. 과거 필자가 어렸던 시절에는 정전이 종종 있었던 기억이 있다. 서랍속에는 양초와 성냥이 상비되어 있던 시절이다. 그 때만해도 전기가 없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단순히 조명이 꺼지면서 촛불을 켜는 정도의 불편함이었지만,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통신과 교통, 은행거래 등이 마비되어 국가의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에너지·기후변화시대의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는 부족한 에너지 자원을 적게 쓰는 차원을 넘어 경제와 안보를 지킴으로써 국가의 미래와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제5의 에너지’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다.

이제, 국민 모두의 에너지절약 동참으로 에너지절약을 구호가 아닌 생활 속의 문화로 뿌리내리고, 우리 산업은 체질개선을 통해 에너지를 덜 쓰는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전환, 저탄소 경제활동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야 할 때다.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이 있다. 소처럼 느린 걸음일지라도 뚝심 있게 걷다 보면 천리를 간다는 의미이다. 당장의 에너지절약과 효율화가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앞서 설명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기업과 국민들의 지속적인 참여가 더해져 한 마음, 한 뜻을 이룬다면 어떠한 에너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녹색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근호 과장
에너지관리공단 생활실천홍보실

학력

  • 한양대 화학공학과 졸업(1999)
  •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졸업(2001)

경력

  • 에너지관리공단 입사(2001)
  • 국무총리 표창(2009)
  •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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