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인사이드

GS에너지가 전하는 10가지 이야기

넷째, 자원고갈,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2011.06.01

자원과 인간생활과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다. 국내 부존자원이 부족하여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국가들이 자원수출국보다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 여부가 해당 국가의 경제발전에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자원의 적절한 공급 없이 쾌적하고 풍요로운 생활 수준을 누릴 수는 없다. 따라서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 즉 자원의 고갈은 세계의 관련업계 및 전문가들에게 중요한 화두로 대두한 지 오래되었다.

자원고갈은 공급의 지속가능성 문제

자원의 고갈을 측정하는 데 있어서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양하다. 지질학자들은 지구의 표면, 즉 지각에 자원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느냐와 같은 순전히 물리적인 지표(指標)를 자원고갈을 측정하는 데에 사용한다. 그러나 자원이 인류의 생활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을 때 생산비용과 같은 경제적인 고려가 물리적인 지표와 함께 사용되어야 한다.

대개, 우리는 자원을 재생 가능한 자원과 재생 불가능한 자원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실은 지속 가능한 자원과 지속 불가능한 자원으로 구분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재생 가능 여부는 단지 측정하는 시간단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초장기적인 시간단위로 측정할 때에는 자원도 재생된다. 문제는 재생을 통한 공급 증가율이 매우 낮아서 소비 증가율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공급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와 철, 동, 아연과 같은 광물이 이에 해당한다.

자원의 분류

자원은 개발 가능하여서 사회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개발 가능성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가격하에서 현존하는 기술로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분류방법을 따르면 자원의 부존량은 매장량(Reserves), 자원량(Resources), 자원 기저량(Resource Base)으로 크게 나뉜다. 자원 기저량은 문자 그대로 지각에 부존하는 광물의 총량을 나타내는 순수한 물리적인 지표로써 그 숫자는 매우 크다. 그러나 자원 기저량의 대부분은 접근할 수 없어 개발이 매우 곤란하다. 이에 반하여 매장량은 자원 기저량 중에서 고품위의 부분으로서, 현존하는 기술 및 경제적인 조건에서 개발 수익성이 확보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매장량은 자원 기저량의 작은 부분만을 차지할 뿐이다.

자원 기저량은 자원의 공급가능성에 관한 잘못된 안도감을 우리에게 가져다 줄 수 있다. 반면에 매장량은 자원의 공급가능성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탐사활동을 통하여 자원이 새롭게 발견되고, 더 발전된 새로운 기술과 가격의 상승으로 인하여 이전에 개발이 유보되었던 자원이 개발 수익성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매장량이 증가하게 된다. 이 결과, 매장량을 생산량으로 나눈 수치(R/P Ratio)가 감소하지 않고 일정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자원의 공급 가능성 또는 자원고갈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자원 매장량과 기저량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자원량이 바로 그것이다. 자원량은 일련의 기술적인 그리고 경제적인 조건들에 의하여 결정된다. 즉 자원량은 사전에 미리 설정한 경제적인 조건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거나 가까운 장래에 사용 가능한 기술로 개발 수익성이 확보되는 자원의 양을 말한다. 여기에서 사전에 설정하는 경제적인 조건과 기술이 변화하게 되면 자원량도 변화하게 되는 동태적인 특성에 유의해야 한다.

자원량의 동태적인 특성

우리의 관심은 자원량의 고갈 가능성이 인류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있다. 이는 자원의 생산비용이 시간의 경과와 함께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아야 함을 의미한다. 자원 생산비용의 시간적인 추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세 가지가 있다.

첫째로, 광상의 개수, 분포, 특성이 있다. 이들은 해당 자원의 누적 공급함수를 결정하며, 누적 공급함수는 각각의 가격수준에서 공급 가능한 양을 나타내는 것이다.

둘째로, 지질학적인 지식, 탐사기술, 자원 재활용, 기타 자원의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이 시간의 경과와 함께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시간의 경과와 함께 나타나는 이 요인들의 긍정적인 변화는 자원의 누적 공급함수를 오른쪽으로 이동시킴으로써 가격 수준별 공급 가능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게 된다.

셋째로, 수요측면의 요인으로써 세계의 인구, 일 인당 소득, 소비자들의 소비성향 등이 있다. 이 요인들은 자원의 수요를 증대시키는 것으로써, 기술발전 속도보다 천천히 변화할 경우, 수요를 충족시키기 데 필요로 하는 공급을 위한 자원의 생산비용은 감소하게 된다.

자원고갈의 특성

이상의 논의를 종합해 볼 때, 자원의 고갈은 몇 가지 중요한 특성이 있다. 우선, 자원고갈은 자원개발 및 소비와 관련한 기술발전의 속도와 자원소비의 추세 간에 경쟁의 산물로 나타나는 것이다. 기술발전의 속도가 소비증가 추세를 압도할 때 자원고갈의 그림자가 멀리 사라지게 되며, 반대의 경우에는 자원고갈의 그림자가 우리 앞에 어른거리게 된다. 또한, 자원고갈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니라, 긴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서서히 접근해 온다. 즉, 가격상승이라는 전령을 우리에게 미리 보내는 것이다.

결국, 자원고갈의 어두운 그림자를 인류에게서 멀리 밀어내는 힘의 원천은 기술발전이다. 이를 통하여 인류는 자원이 풍부한 보다 풍요로운 시대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자원은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복재 박사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경력

  • (現)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前) 지식경제부 에너지정책평가위원회 위원
  •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자원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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