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인사이드

GS에너지가 전하는 10가지 이야기

첫째, 에너지: 문명의 원천 1편

2010.10.27

에너지가 없는 삶은 상상도 하기 어렵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었을까? 그런 에너지가 오늘날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타게 기대하는 녹색성장과 지속가능한 신재생 에너지는 또 무엇일까? 차례로 알아본다.

인간을 인간답게

인류가 처음부터 에너지에 의존했던 것은 아니다. 원시 인류가 나무에서 내려와 전혀 새로운 방식의 삶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평지에서 두 발로 걸으면서 먹을 것을 찾고, 맹수의 공격을 피하는 일은 여전히 힘들고 어려웠다. 실제로 원시 인류는 500만 년 이상 짐승과 마찬가지로 ‘불’을 두려워하면서 힘들고 위험한 삶을 살았다.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50만년 전부터였다. 산불이나 화산 폭발에 의한 화재에서 힌트를 얻었을 것이다. 불을 무섭다고 멀리하는 대신 불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어둠을 밝히고, 추위와 맹수를 물리치고, 음식을 익혀 먹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자연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육체적으로 연약한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만들어준 것이 바로 불이었다는 뜻이다. 인류가 처음 사용한 에너지는 마른 나뭇잎과 나뭇가지와 같은 초보적인 임산(林産)연료였을 것이다.

그런 인류가 본격적으로 인간다운 문명 생활을 시작한 것은 1만 2천년 전이었다. 식물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농사를 짓기 시작하고, 길들인 가축을 사육하는 농경목축 시대가 시작되었다. 생산성이 높아지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돌을 다듬어서 만든 석기보다 더 강하고 편리한 도구가 필요해졌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바로 자연에서 순수한 상태로 구할 수 있는 구리와 주석을 섞은 청동(靑銅)이었다. 구리와 달리 청동은 장작불로도 녹일 수 있었다. 초보적인 임산 연료를 이용한 청동 제조 기술은 대략 5천 년 전에 개발되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숯, 철을 녹이다

인류 문명은 새로운 에너지의 개발에 따라 발전을 해왔다. 산소를 차단시킨 상태에서 목재를 고열로 가열해 탄화(炭火)시킨 ‘숯’의 등장이 최초의 에너지 혁명이었다. 1천도를 훌쩍 넘는 숯불을 이용하면 철을 녹일 수 있다. 인류 문명 역사는 3천 년 전에 시작된 철기와 숯불의 역사라고 할 수도 있다. 강한 화력의 숯불로 단단하고 강한 철제 기구와 무기를 만드는 기술을 가진 사회는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했다. 숯불의 강한 화력은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도자기의 제작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임산 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농경목축 시대에는 전 세계의 인구는 6억을 넘지 못했다. 더욱이 우리가 찬란한 것으로 기억하는 인류의 역사는 실제로 극심한 사회적 차별과 참기 어려운 굶주림과 감염성 질병의 역사였다. 임산 에너지의 생산성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평등의 꿈을 실현시켜준 화석연료

인류 역사의 진짜 획기적인 도약은 ‘석탄’이라는 화석 에너지 덕분이다. 석탄은 임산 연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화력을 제공해준다. 석탄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연소시키는 일이 쉽지 않았다. 자칫하면 불완전 연소에 의해 맹독성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그런 석탄을 이용한 증기기관이 등장하면서 인류 역사는 본격적인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18세기 ‘산업혁명’이 힘든 육체노동, 심한 굶주림, 사회적 차별에서 우리를 해방시켜주었고, 사회 민주화의 불씨를 당기는 역할도 했다.

20세기에 들어서 ‘석유’와 ‘전기’가 개발되면서 인류는 역사상 가장 넉넉하고, 건강하고, 안전하고, 평등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 인구가 70억을 넘어섰고, 평균 수명이 70세를 넘어섰고,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국가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수준으로 민주화된 것이 모두 석유와 전기 덕분이었다.

너무 지나치면 문제

그런 에너지가 이제는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에너지에 대한 우리의 지나친 집착과 과도한 에너지 낭비 때문이다. 에너지 격차가 경제적 격차, 사회적 격차, 정보 격차만큼이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무분별한 에너지 낭비가 국제정세를 불안하게 만들고, 심각한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마음 놓고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내는 일이 쉬운 것도 아니다. ‘녹색’을 앞세운 화려한 구호가 난무하지만 아직도 현실적인 출구는 찾지 못하고 있다. 재생가능하고 지속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초보적인 임산 연료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이덕환 교수
서강대 자연과학부 화학전공

학력

  • 미국코넬대학원 이론화학 박사
  • 서울대학교대학원 물리화학 석사
  • 서울대학교 화학 학사

경력

  • 現 경기대 이사
  • 現 (사단)과학독서아카데미 회장
  • 現 한국과학학창의재단 이사
  • 現 산업기술연구회 이사
  • 現 서강대 자연과학부 화학전공 교수
  •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 Princeton Univ.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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